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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저택 당신과 나 사이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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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가 평생 아껴온 작품"
시월의 저택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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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저택'에는 수천 년의 기억을 간직한 이집트 미라 할머니,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아버지와 결코 잠들지 않는 어머니, 세상의 모든 존재에 깃들 수 있는 누나, 인간 소년 티모시로 이뤄진 조금 기묘한 가족이 살고 있다. '귀향 파티'라 불리는 명절 핼러윈을 맞아 전 세계의 유령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들고, 특별한 능력이 없는 티모시는 독특한 가족들을 부러워하고 유한한 삶을 슬퍼한다. 하지만 이내 새로운 친척들과의 만남과 사건들 속에서 삶과 죽음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한다.

레이 브래드버리가 1945년부터 여러 잡지에 발표했지만 좀처럼 출판까지 이어지지 않은 단편들을, 새로운 글과 편집을 더해 연작소설 형태로 완성한 특별한 책이다. 55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완성된 <시월의 저택>을 읽다 보면,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젊은 브래드버리와 원숙한 거장 브래드버리가 이룬 특별한 '협업'을 마주할 수 있다. 스스로를 현실과 환상이라는 '두 세계의 주민'이라 여겼던 작가에게 티모시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한 존재이기도 하다. 핼러윈을 기다리던 소년과 사라지는 것들을 안타까워하는 청년, 아름다운 추억 하나하나가 기쁨인 노인의 모습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봄이면 부드럽게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젖어들고, 십이월 밤이면 두꺼운 벽 너머에서 함박눈이 쌓이는 기척이 울리는 다락방에, 천 번 고조할머니가 계셨다.

추천의 글
레이 브래드버리는 낙천가들을 위한 에드거 앨런 포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모로 영적으로 활기찬 가족의 떠들썩한 모험 속에는 소중한 삶에 대한 섬세하고 아련한 명상이 스며들어 있다. 브래드버리에게 있어 우주에서 가장 황홀한 마법은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시월의 저택>의 즐거움은 요정과 귀신에 대한 작가의 소년다운 열정과, 환상은 현실과 대적할 수 없다는 성인으로서의 자각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레이 브래드버리는 영어라는 언어와 사랑에 빠진 사람이다. 그는 아름다운 서술이 장황함에 이를 정도로 언어를 갈고 닦는다. 그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은 정찬 사이에 슬며시 등장하는, 입안과 정신에 낀 기름기를 씻어내고 완벽하지 못한 현실 세계가 남기는 씁쓸한 뒷맛을 제거해주는, 크리스털 잔에 담긴 섬세한 맛의 소르베다. <시월의 저택>은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데 최상급의 책이라 할 수 있다.
- 할란 엘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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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당신은 당신의 입술을 느끼리라"
입술을 열면
김현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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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홀> 김현의 두번째 시집. 퀴어와 대중문화, SF 등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던 첫 시집 이후, 2013년에서 2015년 사이에 쓰인 시들을 모았다. '삶이 삶으로, 죽음이 죽음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시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리에서 서로의 존재를 발견하는 일. 그리고 우리에겐 입술이 있다.

"구운 삼치를 앞에 두고 입술의 뼈를 맞댄다" (<이 가을> 中) / "낮잠을 자고 일어난 / 생명의 입술에 / 입술을 맞대면"(<생명은> 中) 같은 시 속의 생존하고 사랑하는 입술들. 입술의 접촉은 "그 둘이 이룬 첫 노동이었다. 첫 연대였다. 첫 역사였으며, 처음부터 좋은 일이었다."로 서술된다. 어둠이 계속 이어질지라도, "잠 속에서도 / 우리는 손을 잡을 수 있"(<빛은 사실이다> 中)다. '조선'의 언저리를 떠도는 이들의 마음들. 그 마음자리의 말들이 시가 되어 서로의 긍지가 된다. - 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사랑 그곳엔 두개의 의자 사랑 그곳엔 두개의 의자에 앉은 세 사람 사랑 그곳엔 두 손 사랑 그곳엔 잡은 두 손과 잡힌 두 손과 남겨진 두 손 사랑 그곳엔 두개의 의자에 앉은 세 사람이 잡은 두 손이 "너에게 사랑받을까봐 두려워."라고 말하는 입술이 벌어져 있다 사랑 그곳엔 벽에 부딪치는 사건들이 사랑 그곳은 응시 사랑 그곳은 두 남자 사랑 그곳은 두 남자와 나누는 키스 사랑 그곳은 포개진 입술 "좀더 멀리 와, 좀더 가까이 가버려." 사랑 그곳은 틀린 말 사랑 그곳은 한 사람 사랑 그곳은 손가락질받는다 사랑 그곳은 맹세 사랑 그곳은 선언 사랑 그곳은 정의 사랑 그곳은 폭삭 늙어간다 사랑 그곳은 탄생한다 사랑 그곳은 목 사랑 그곳은 손 사랑 그곳은 맨발 사랑 그곳은 꺾이고 가늘어지고 시간을 밟고 움직인다 사랑 그곳은 고개 숙인다 사랑 그곳은 날씨 머지않아 눈보라예요 사랑 그곳은 다시 나뉘는 입술 사랑 그곳은 다시 눈 돌리는 사람 사랑 그곳은 먹고 마시고 춤추게 하라 사랑 그곳은 발가벗지 않는다 사랑 그곳은 삽입하지 않는다 사랑 그곳은 삭제되지 않는다 사랑 그곳은 호명한다 (하략)

<이것은 뮐러다> 中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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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지도 외롭지도 않은 관계의 적정 거리는?"
당신과 나 사이
김혜남 지음 / 메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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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혼자 사는 인생이라지만, 그럼에도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관계가 얽히면 얽혀서 피곤하고, 관계가 흩어지면 흩어져서 외로우니, 팽팽하지도 느슨하지도 않은 적정한 거리를 파악하고 유지하는 게 늘 고민이고, 그렇게 우왕좌왕하다 보면 때로는 너무 팽팽하게 당겨지고 때로는 너무 느슨하게 늘어지는 관계의 간격 때문에 아예 관계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도대체 사람 사이의 적정 거리는 얼마일까?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이후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꾸준히 어루만져온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은 한동안 관계의 중심에 있었다. 스스로 잘 살아온 탓이라 여기며 때로는 성가셔하기도 했다. 그런데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이후 병세가 악화되어 활동이 뜸해지자 주변의 사람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는 놀라움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곁에 있어주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는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과거의 나처럼 실수를 저지르고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고백하며, 가족, 연인, 친구, 회사 사람 등 나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관계를 최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거리를 각각에 맞춰 제시한다. 물론 이는 최소한의 안전 거리일 뿐이다. 안 풀릴 때는 애쓰지 말고 잠시 미뤄두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헛된 꿈을 버리는, 그러니까 나로부터의 적정 거리가 함께 고려될 때에만 우리는 "혼자라도 행복하고, 함께해도 행복할" 수 있을 터, 이제 각자 '마음의 자'를 꺼내 관계의 적정 거리를 가늠해보자.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선생님, 저는 혼자 있는 게 더 편해요." "왜요?" 그러자 그녀는 너무 뻔한 질문이라는 듯 대답했다.

이 책의 한 문장
이 책은 모든 사람과 잘 지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내 인생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 이상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생각이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 데만 열중해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동안,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편안해졌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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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별명이 불곰이다!"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허은미 지음, 김진화 그림 / 여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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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면 불곰처럼 무서워지는 엄마, 아침마다 혼쭐나게 야단치는 엄마, 그래서 좋아한다고 말하기 망설여지는 엄마. 식구들을 건사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다 점점 거칠어진, 불곰처럼 변해버린 엄마의 비밀과 진심을 들여다보는 그림책. 아빠도 나도 동생도 꼼짝 못하는, 온 가족을 휘어잡는 엄마의 카리스마는 과연 어디서 나오는 걸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유머러스한 이야기는, 그동안 몰랐던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하고 우리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고 싶게 만든다.

아이들이 미처 상상해보지 않았을, 어쩌면 엄마 자신도 잊고 살았을지 모르는 찬란한 시절을 불러낸다. 엄마도 엄마이기 이전에, 한때는 귀여운 아기였고 예쁜 소녀 시절을 보냈다. 환하게 웃는 고운 사람이었다.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가족들을 보살피고 돌보는 엄마, 고맙고 미안하고 한없이 애틋한 우리들의 영웅. 불곰처럼 용감한 세상 모든 엄마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이 책의 첫 문장
우리 엄마는 별명이 불곰이다.

작가의 말
아주 오래 전, 아이가 내게 말했다.
"엄마는 불곰이고, 아빠는 불곰에게 잡혀 온 불쌍한 총각이야."
이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언제나 나에게 영감을 주고,
울퉁불퉁 모자란 나를, 엄마와 아내로 살게 해준 나의 두 딸과
남편에게 이 책을 드린다. - 허은미

어느 시간, 누군가로 살아가다가 주어진 배역의 이름, 엄마.
아이였던 나에게도, 어른이 될 모두의 아이에게도
한번쯤 살아 봐도 괜찮은 역할,
불곰처럼 살아 봐도 괜찮은 시절.
이 책을 보는 모두가 살짝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김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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